(소리23-72) 2023 교향악 축제 인천시향 (피아노 협연 : 존 오코너)

2023.6.4(일) 17:00 교향악제 3일차

첼로를 연상시키는 예술의전당 전관 개관 30주년 기념 엠블럼

오늘도 늦지 않으려고 30분 전 객석에 입장해 김성현 기자의 프리톡을 들었다. 이병욱 지휘자가 예술의전당 무대에 처음 선 것은 2007년 토월극장에서 공연한 가족 오페라 <마술피리>였다고 한다. 나도 그 공연을 봤는데 그때는 오페라 지휘자가 누구인지에는 관심이 없을 때라 몰랐다. 내가 이병욱 지휘자를 처음 본 것은 2017년 3월 IBK홀에서 열린 <스트라빈스키, 바르토크, 쇼스타코비치>라는 공연에서 임헌정 지휘자를 대신해 섰을 때이다. 스트라빈스키의 병사 이야기라는 희귀한 곡을 연주해 기억에 남았다. 2018년부터 인천시립교향악단 제8대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가 됐다. 지금은 오페라 발레 콘서트홀 무대에서 자주 만나는 지휘자 중 한 명이다.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3번 연주는 음악가로는 드물게 아일랜드 출신 피아니스트 존 오코너.1973년 빈 베토벤 콩쿠르 우승자로 40여 년간 최고의 연주활동을 한 분으로 알려졌다. 1947년생 올해 76세인데 걸음걸이는 86세 정도 된 것 같아 상당히 불편해 보였다.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은 청력을 잃기 시작할 무렵 작곡된 곡으로 베토벤 유일의 단조 협주곡으로 ‘C단조’로 대표되는 베토벤 스타일의 시작을 알리는 곡이다.베테랑 피아니스트의 연주는 어떤 기교나 테크닉이 전혀 없이 내재된 소리를 그대로 쏟아냈다. 건반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듯 스치는데 정확한 소리가 되살아나 평안과 안식을 주는 자연스러운 음악이 흐른다.제2악장 라르고만 해도 다소 늦은 것 같았지만 그래서인지 더욱 아련한 아름다움과 슬픔이 동시에 느껴졌다.피아노 협주곡을 들을 때는 대부분 피아노 소리에만 몰두해 듣게 되는데, 인천시향 연주가 얼마나 정교한지 3악장에서는 오케스트라 연주를 음미하기도 했다. 존 오코너 피아니스트는 베토벤을 가장 잘 해석하는 연주자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앙코르도 베토벤 소나타 비창 2악장 https://youtu.be/muQPqBf8spM

경기필에서 인천시립교향악단으로 옮긴 정하나 악장이 보인다.

제2부 프로코피예프 교향곡 제5번 B♭장조 Op.100프로코피예프 교향곡은 모두 7곡이다. 그중 1번, 4번을 들어봤다. 5번은 최고의 걸작이라고 하지만 내 기록에는 없다. 이 곡의 창작 동기는 ‘전쟁이 일어나 모두가 조국을 위해 온 힘을 다해 싸우고 있을 때 나도 뭔가 위대한 일에 몰두해야 한다’. 1945년 1월 13일 독일군의 퇴각을 축하하는 축포가 울리는 행사장에서 프로코피예프, 본인의 지휘로 초연하였다.제1악장. 러시아 민속음악적 요소가 잘 들리고 목가적인 분위기도 나왔다.제2악장 프로코피예프 특유의 토카타풍 스켈초 분위기. 관악기 앙상블이 또렷하게 들린다.3악장. 아다지오 느린 악장에서 인천시향의 연주력이 특히 돋보였다. 프로코피예프의 대표작인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느껴지는 서정적 아름다움이 이 악장에 흐른다.제4악장 론도풍의 피날레 악장 코다 부분에 피아노 연주가 나오는데 비록 소리는 오케스트라에 대해 정확히 들리지 않았지만 고음에서 저음으로 손가락을 움직이는 연주자의 모습만으로도 장쾌함이 느껴졌다.

3층부터 들어서인지 오케스트라 각 파트의 소리가 어느 것 하나 부족하거나 지나치게 조화를 이루며 귀에 거슬리는 악기도 없었다. 인천시립교향악단의 연주력은 물론 좋기 때문이겠지만 프로코피예프의 음악은 다소 난잡하다는 선입견을 떨쳐내고 상큼하고 충만한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인천시향 금관악기군이 특히 소리가 선명하고 웅장하다고 느꼈는데, 바로 이 금관의 장점이 잘 드러나는 바그너의 <로엥그린> 3막 전주곡을 앙코르로 연주하며 실력을 한껏 뽐냈다.

지휘할 때 발레리노 같은 이병욱 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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